안녕하세요. 

2025년 하반기 한국철도공사 차량직(기계) 전형에 최종 합격하게 된 사람입니다. 준비하면서 저도 카페에 올라온 합격 수기를 정말 많이 찾아보고 힘을 얻었기 때문에, 저도 제 경험을 한 번 정리해서 남겨보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계 계열 전공이고, 학교 다니면서 기본 전공과목들은 대부분 이수한 상태였습니다. 관련 자격증은 기계기사 1개와 기타 실무와 연관된 자격증 몇 개 정도였고, 본격적으로 코레일 차량직을 목표로 준비한 기간은 약 6개월 정도였습니다. 초반에는 학업과 병행하느라 하루 3~4시간 정도만 공부했고, 필기시험이 가까워질수록 5~6시간 정도로 공부 시간을 늘렸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코레일은 나와는 좀 먼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철도라는 분야와 차량 정비라는 직무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한 번은 제대로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필기 준비를 시작했을 때 가장 고민이었던 부분은 “어디까지, 무엇을 얼마나 깊게 공부해야 하나”였습니다. 기계직이라고 해서 열역학, 유체역학, 재료역학, 기계요소를 무작정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려니 방향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방향을 잡기 위해 위포트 강의인 ‘기계의 진리’를 수강했습니다. 이 강의를 한 바퀴 쭉 들으면서 각 과목에서 공기업·공사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파트와 우선순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고, 막막했던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었습니다. 강사님이 “이 부분은 공사·공기업에서 정말 자주 나옵니다”라고 짚어주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표시해 두고, 나중에 복습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강의를 들을 때는 노트를 그냥 베끼기보다는, 한 페이지를 두 칸으로 나누어 왼쪽에는 공식과 핵심 개념, 그림을 정리하고 오른쪽에는 “이 개념이 실제 철도 차량에서는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를 제 나름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베어링 파트라면 “차축과 회전체 지지, 과열 시 탈선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 같은 메모를 남기는 식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계의 진리’를 통해 열역학, 재료역학, 유체역학, 기계요소 전체를 한 번 정리하고 나니, 그동안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차량직이라는 직무와도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론을 한 바퀴 돌린 다음부터는 기출문제와 문제집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평일에는 전날 들었던 강의와 개념을 1~2시간 복습하고, 나머지 2~3시간은 문제풀이에 사용했습니다. 주말에는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모의고사 한 세트를 풀고, 그날 틀린 문제들을 오답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차량직 필기는 난이도 자체가 엄청 높다기보다는, 아는 문제를 실수 없이 빠르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느낌이라, 저는 모의고사를 풀 때 일부러 실제 시험 시간보다 10분 정도 짧게 시간을 설정하고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오답 노트에는 단순히 정답만 적지 않고, 내가 어디서 헷갈렸는지, 어떤 개념을 착각했는지, 비슷한 문제가 또 나오면 어떻게 접근할지를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막판에 시간이 부족할 때는 이 오답 노트만 쭉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필기 막바지에는 철도공사가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철도안전법과 기본적인 철도 관련 규정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모든 조항을 외우기보다는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 “실제 차량 정비 현장에서 어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인지”를 중심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이런 생각 정리는 나중에 면접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덕분인지 필기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완벽하진 않아도, 적어도 나올 만한 부분들은 한 번씩은 다 건드려 봤다”는 느낌을 가지고 시험을 볼 수 있었고, 시험 도중에도 너무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필기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바로 “이제 진짜 승부는 면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한국철도공사 면접을 단순히 말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 자리가 아니라, 이 사람이 철도 조직과 차량직이라는 직무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안전과 절차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조직에서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면접 준비의 첫 단계는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 그리고 왜 차량직을 선택했는지를 제 언어로 풀어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국철도공사의 핵심 가치인 안전, 정직, 소통, 전문성을 기준으로, 제 대학 생활과 팀 프로젝트, 아르바이트나 실습 경험들 중에서 연결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골랐습니다. 각각의 경험을 상황, 과제, 행동, 결과 순으로 정리하면서, 특히 안전을 위해 규정을 지켰던 경험,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려고 했던 경험, 팀 내 갈등을 소통으로 해결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답변을 통째로 외우기보다는 키워드만 적어 두고, 여러 번 소리 내어 말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연습했습니다.

직무 관련 질문에 대비해서는,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를 참고해 나올 법한 질문들을 미리 뽑아놓고 제 나름대로 답변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전동차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점검하겠습니까?”, “베어링 과열이 의심될 때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은 무엇입니까?”, “정비 작업 중 동료와 작업 방법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릴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교대 근무와 야간 근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본인의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같은 질문들입니다. 이런 질문에 답할 때는 단순히 ‘그냥 이렇게 하겠다’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작업 절차를 떠올리면서 단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상 소음의 경우에는 우선 안전 확보와 차량 상태 확인, 외관과 주변 부품에 대한 육안·청각 점검, 필요 시 계측 장비를 활용한 진동·온도 확인, 정비 이력과 고장 기록 대조, 이상이 확인되면 상급자 보고 및 부품 교체, 이후 재점검까지 연결해서 설명하는 식으로 답변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답변이든 마지막에는 “모든 과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라는 말을 꼭 덧붙이려고 의식적으로 연습했습니다.

근무 환경에 대한 인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차량직은 야간 근무와 교대 근무, 악천후 속 작업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직무이기 때문에, 실제 차량기지 근무 후기나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제 나름대로 ‘현장의 하루’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면접에서 이런 부분을 질문받았을 때는 그냥 “괜찮습니다”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계획, 운동이나 식사 관리 등 제가 생각하는 체력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실제 면접 분위기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담담했습니다. 압박 면접이라기보다는, 끝까지 제 생각을 듣고 확인하려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에 막히는 질문도 있었지만, 모르는 부분은 솔직히 “해당 부분은 제가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지만, 현재 알고 있는 수준에서 말씀드리면…”이라고 전제를 깔고 아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논리적으로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면접이 끝났을 때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내가 준비해 온 만큼은 보여드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크게 후회되지는 않았습니다.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는 그동안 새벽에 문제를 풀던 기억, 위포트 강의를 들으며 노트 정리하던 순간들, 불안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버텼던 마음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정말 벅찼습니다. 돌아보면 제 공부가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기본기를 놓지 않으려고 했던 점과 꾸준함 하나는 지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기계의 진리’ 강의로 기초 이론을 다시 다진 것, 기출과 모의고사로 시간 관리와 유형 감각을 익힌 것, 면접에서 안전과 절차, 조직에 대한 존중을 계속 강조한 것, 이 세 가지가 합격으로 이어진 핵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 합격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게 되면, 오늘 느낀 감사함과 책임감을 잊지 않고, 안전하고 신뢰받는 철도 운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차량직 직원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배우고 성장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언젠가 꼭 본인 이름으로 된 합격 문자를 받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