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회로] 1. 전기회로와 전하

1. 들어가기

 여러분이 소지하고 다니는 핸드폰, 가정에서 사용하는 각종 전자제품, 건물이나 공장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장치들은 모두 그 내부에 예외 없이 전기회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런 전기회로의 작동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2. 전기회로가 뭐지?

 전기회로(電氣回路)의 한자를 살펴보면 

 電(번개)

 氣(기운)

 回(돌다)

 路(길,경로)

그림처럼 회를 만들면 전구에 불이 켜지고, 모터가 회전하기 시작 합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흔히들 이런 얘기를 하지요?

"와, 전기가 들어왔다."

"와, 전기가 통(通)한다."

여기서 이 전기(즉, 번개의 기운)를 전하라고 부릅니다.

다시 정의를 하면 전하는 회로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들, 그러니까 우리 꼬마회로에서 건전지, 전선, 전구, 모터 등이 갖고 있는 번개의 기운(=전기)인 거지요.

우리 꼬마회로에는 이 전하라는 기운이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전하가 꼬마전구를 지나가면 불이 켜지고, 모터를 지나가면 모터가 회전을 한다니까요. 여기서 잠깐 멈추어 생각해보면 신기하지 않나요? 전하는 그냥 지나갈 뿐인데, 여기서는 반짝 반짝 불이 켜지고, 저기서는 윙~하며 모터가 회전을 하니까요! 그렇지요?

야~, 그럼, 이 전하가 번개의 기운이라는데 보통 기운이 아닙니다. '뭔가를 할 수 있는' 기운이지요. 이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에너지라고 합니다. 자, 이 점을 기억합시다.

이 전하는 어디에 있을까요? 질문을 바꾸어 보면 이 전하는 누가 가지고 있을까요? 건전지가? 전선이? 꼬마전구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설명 드리자면 전하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안의 양성자와 전자가 갖고 있습니다. 원자의 구조를 잠깐 설명 드리면 원자는 그 중심에 핵이 있고, 핵 주위의 궤도를 따라 전자가 공전하고 있습니다. 핵 안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핵 안의 양성자와 공전하는 전자가 전하를 갖고 있는 '입자'들입니다.

그러니까 건전지를 구성하는 원자들, 구리 도선을 구성하는 구리 원자들, 꼬마 전구를 구성하는 원자들 안에 거주하고 있는 양성자들과 전자들이 전하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반딧불이 빛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양성자와 전자도 전하를 갖고 있으면서 번개의 기운을 내뿜고 있는 것입니다. 양성자가 갖고 있는 번개의 기운과 전자가 갖고 있는 번개의 기운은 전기적 성질이 다릅니다. 그래서 전자가 띄고 있는 전하를 음전하, 양성자가 띄고 있는 전하를 양전하라고 구별합니다.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회로 안의 양성자들과 전자들 모두가 회로를 돌아다니고 있을까요? 구리 원자 한 개만 해도 전자가 29개, 양성자가 29개입니다. 이들이 모두 회로를 돌아다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양성자는 핵 안에 구속되어 있으니 절대 돌아다닐 수 없습니다. 전자도 29개나 있지만 이 중 28개의 전자는 궤도를 따라 핵 주위를 공전 할 뿐 회로를 돌아다닐 정도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리 원자의 경우 단 한 개의 전자만이 궤도에서 이탈하여 자유롭게 회로를 돌아다니게 된답니다. 이 단 한 개의 특혜를 받은 전자는 궤도 제일 바깥에 있었던 것이라 최외각 전자라고 부릅니다. 구리 원자 한 개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는 최외각 전자는 궤도에 구속되어 있지만 엄청난 수의 원자가 모여 구리 도선이 되면 자유롭게 되어 회로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번개 기운의 양, [전하량]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