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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어 143기 박재훈 2회차 수업 후기

스무 살 때에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굉장히 강했다. 내가 가진 경험과 관점으로는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아 보였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보려는 시도를 매번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독단적이라 할 정도로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수험 생활을 하면서 전공 이외의 다양한 학문들을 공부했다. 다양한 관점들을 접해 보니, 내가 기존에 가졌던 생각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도 많고,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모르는 상태’였다면, 이후의 나는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상태’였다. 수험 생활을 통해 경험에 대한 존중을 배웠다. 어떤 일이 관례적으로 형성된 데에는 비합리적일지라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말에 끄덕였다. 경험이 없는 만큼 뭔가를 배우고 빨아들이려는 자세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군대 이등병 때 딱 그런 자세로 지냈었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뭐든지 배우려는 자세로 보냈고, 나름대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니 이후 간부가 사수보다 부사수인 나에게만 일을 맡겼다. 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자 노력했었고 간부가 나만 불러서 야근도 자주했었다. 가치를 인정받았던 때였던 거다.
수업에서 봤던 <미생>의 장면은 드라마적인 요소라 생각했었다. 오히려 <미생>의 다른 장면이 현실적이라 생각했다. 장그래가 USB의 파일들을 정리하라는 업무를 지시받고, 자신이 생각한 합리적인 기준대로 정리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오차장은 회사의 룰과 규칙을 강조하며 틀린 것이라 가르쳤다.
경험에 대한 존중을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갸우뚱했다. ‘가능성’의 점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경력있는 사람들이 해내지 못할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내가 간과했던 것은 채용 이전의 신입사원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상태겠지만, 연수를 거친 이후는 지식이나 관습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신선한 바람이라는 것이다.
또한 역량을 회사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각을 배웠다. 나는 팔로우십과 리더십을 조직 내에서 타인을 이끌어 가는지 여부에 따라 나눠서 생각했다. 신입사원은 경험 측면에서 부족하고, 기업의 목표 혹은 비전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팔로우십을 선택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에서 기업이 생각하는 리더십은 직무 혹은 업무에 있어서 자기주도적이라는 의미였다. 기존에 읽었던 기사에서 ‘소명’ 혹은 주인의식과도 관련있는 개념이었다.
문제는 내가 제시된 업무를 독단적으로 사소한 것이라 판단했던 데에 있지 않나 싶다. 신입사원은 아마도 주어진 업무가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 일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기 위해서는 주어진 업무에서는 기업이 기대하는 바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단순히 ‘쉬운’ 것이 아니라 신입에게 ‘적합’한 업무를 지시한다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다. 나는 조직에서 ‘사서 고생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떤 일이 나에게 주어지면 효율적으로 개선하려고 하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찾아내는 편이다. 이 부분이 기업에서 원하는 리더십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보다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에 나도 그런 성향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을 살갑게 대하는 것보다 사무적으로 대하며, 공동의 목표를 더 중요시 한다. 나는 영업관리 부분에서 사교적인 면 만이 필요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본 영업관리는 냉철한 면도 필요해 보였다. 문제는 나의 이러한 면모를 어떻게 보여주냐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아닐까 싶다. 새로운 관점이나 비판적인 시각도 기업에게 이익이 된다면 건설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주어진 업무도 기업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한다. 나는 기업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것을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팟빵에서 들었던 부분이 생각나서 였다. 게임 개발 회사가 직원들이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은 구직자 입장에서 달콤한 유혹이지만, 실제로는 야근을 위함이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일관적인 모습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야근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면 수평적 조직문화도 수용하는 것이다. 결국 이 업무가 기업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올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작성자 네이버카페_올케어143기 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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